제27회 가치봄영화제의 개막작은 김수현 감독의 <자매의 등산>입니다.
농인 은지는 내키지 않는 언니 미정을 이끌고 험한 산길을 오릅니다. 미정은 은지와 마찬가지로 농인인 부모님을 챙기기 위해 산을 내려가려 하지만, 일방적으로 파혼을 선언하고 잠적했던 미정의 약혼자가 출가해 산속에 있으니 꼭 가서 그를 만나 따져야 한다는 은지의 고집을 도무지 꺾을 수 없습니다. 자매의 갈등은 고조되고, 언니와 동생은 불공을 드리는 점잖은 스님들 앞에서, 해탈한 듯 무심한 강아지 앞에서, 그리고 마침내 찾아낸 전 약혼자까지 끌어들여 육탄전을 벌이기에 이릅니다.
<자매의 등산>은 장애인 가족을 위해 항상 앞서서 갈등을 해결하는 입장이었던 인물이, 이번에는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가족의 도움과 지지에 의존하게 되는 상황을 유쾌하게 그립니다. 농인인 동생은 언니가 말을 하지 않아서 답답하고, 청인인 언니는 말을 하기 싫어서 화가 납니다. 수어로 이어지는 이들의 싸움은 고요한 산속에서 너무나 소란스럽게, 소리 없이 울려 퍼집니다. 코다 자매만이 엮어낼 수 있는 이 아이러니한 소동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내면서, 우리 삶의 한 면을 너그럽게 들여다보게 합니다.
<자매의 등산>과 함께 유쾌하게 시작하는 올해 가치봄영화제를 통해 장애와 장애인의 삶이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함께해주시기 바랍니다.
자매의 등산
감독 김수현 | 2025 | 19분 | 극영화
은지와 미정은 자매 사이다. 어느 날, 자취를 감췄던 언니의 예비 신랑이 스님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자매는 그를 찾기 위해 산을 오른다. 언어는 세계를 만든다. 서로 다른 세계를 살아온 자매가 그 너머의 마음에 닿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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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1995년, 울산 출생. 숭실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했다. 단편영화 <문경이네 집> <여름손님> 등을 연출하였고, <자매의 등산>은 다섯 번째 연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