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받은 노력 - 가치봄영화제

상영작소개

주고받은 () : 노력

감독 한소리 | 2023 | 11분 21초 | 다큐멘터리 | 전체관람가

‘보고자 하면 보일 것이고, 듣고자 하면 들릴 것이다’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에게 이 세상은 속삭임으로 가득 차 있다. 조용한 세상에서 사람들의 말은 ‘입모양 읽기’로, 그 소리를 감각한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나는 항상 엄마를 대신해서 말했다. 그게 더 편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게 20년 이상 지속되었다. 엄마가 직접 세상과 소통하는 대신 내가 나서는 게 요즘 사회에서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래서 공항에서의 소통 또한 당연히 내 몫이었는데, 엄마랑 나는 이제 이걸 깨보기로 했다. 평소 대화와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오가는 공항이라 조금은 낯설 법도 한데, 엄마는 자신감이 넘친다. 크고 작은 긴장과 걱정을 잔뜩 안고 있는 것은 오히려 나였다. 엄마의 옆자리에서 벗어나 멀찌감치 떨어져 엄마를 가만히 바라보고, 영상을 편집하는 내내 프레임 속의 그녀를 반복해서 보는 과정을 거치니 겁쟁이는 나였다는 걸 더더욱 깨닫는다.

  • 한소리

    1995년 서울 출생
    서울영상고등학교 영상콘텐츠과 졸업
    연세대학교 미래캠퍼스 영어영문학, 문화비평학 연계전공 졸업
    2023년부터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으며, 어머니와 본인을 담은 자전적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다.

    2023 단편 <주고받은 () : 노력>
    2022 단편 <스페이스 아웃>